2024년 12월 4일 이른 아침,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CEO 브라이언 톰슨이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범죄를 넘어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한 국민들의 누적된 불만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주가는 사건 직후 약 20% 이상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회사는 2025년 3분기 실적 호조를 발표하며 경영 정상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2,820억 달러, 연 매출 4,000억 달러를 넘는 이 거대 헬스케어 기업은 과연 어떤 회사이며, 최근의 충격적인 사건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UnitedHealth Group’s modern headquarters building in Minnetonka, Minnesota, with a distinctive sculpture in front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이란?
미국 헬스케어 산업의 거인, 33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초대형 기업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itedHealth Group)은 미네소타주 에덴 프레리에 본사를 둔 미국 최대의 건강보험 및 헬스케어 서비스 회사입니다. 1977년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33만 명에서 4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헬스케어 섹터에서 시가총액 1위를 다투는 명실상부한 업계 최강자입니다. 2025년 11월 현재 시가총액은 약 2,820억 달러에 달하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UNH’라는 티커로 상장되어 있습니다.
회사는 크게 두 개의 핵심 사업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로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itedHealthcare)와 옵텀(Optum)입니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건강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문으로, 회사 매출의 약 60-65%를 차지합니다. 반면 옵텀은 의료 서비스 제공, 데이터 분석, 약국 혜택 관리 등 비보험 의료 서비스를 담당하며 매출의 약 35-40%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이중 사업 모델은 회사가 의료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르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합니다.
두 개의 핵심 사업부문: 보험과 의료 서비스의 결합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사업부는 개인, 기업, 노인, 저소득층 등 다양한 고객층에게 건강보험 상품을 제공합니다. 구체적으로는 ① 고용주 및 개인 보험(Employer & Individual), ② 메디케어 및 은퇴자 보험(Medicare & Retirement), ③ 커뮤니티 및 주정부 보험(Community & State), ④ 글로벌 보험(Global) 등 네 가지 세부 부문으로 나뉩니다. 미국 내에서만 5,000만 명 이상의 보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같은 공보험까지 커버하는 종합 보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옵텀 사업부는 2011년에 별도 부문으로 분리되어 빠르게 성장한 부문입니다. 옵텀은 다시 세 가지 하위 부문으로 구성됩니다. 옵텀헬스(OptumHealth)는 직접 진료 서비스, 가치기반 케어, 원격의료 등을 제공하며 약 1억 명의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옵텀인사이트(OptumInsight)는 병원, 의사, 보험사 등에 데이터 분석, 컨설팅, 기술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옵텀Rx(OptumRx)는 약국 혜택 관리(PBM) 서비스를 제공하며, 2024년 기준 1,780억 달러 규모의 의약품 지출을 관리했습니다. 이처럼 보험과 의료 서비스를 통합한 비즈니스 모델은 유나이티드헬스의 가장 큰 경쟁 우위입니다.
2024년 12월 4일, 충격적인 CEO 총격 사건
뉴욕 맨해튼 힐튼호텔 앞, 계획된 범행

2024년 12월 4일 오전 6시 44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입구에서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CEO 브라이언 톰슨(50세)이 괴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습니다. 톰슨 CEO는 이날 오전 8시부터 호텔에서 열리는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연례 투자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습니다. 검은색 마스크와 후드티로 얼굴을 가린 범인은 톰슨의 뒤에서 소음기가 달린 권총으로 그의 등과 오른쪽 종아리에 총격을 가했고, 톰슨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전 7시 12분에 사망 선고를 받았습니다.
뉴욕경찰은 이 사건을 “사전에 계획된 표적 공격”으로 규정했습니다. CCTV 영상 분석 결과, 범인은 호텔 앞에서 수 분간 대기하며 톰슨을 기다렸고, 총격 후에는 준비된 전기자전거를 타고 센트럴파크 방향으로 도주했습니다. 범행 현장에서는 ‘거부(Deny)’, ‘폐지(Depose)’, ‘방어(Defend)’라는 단어가 새겨진 탄피 3개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방식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증거들은 범행이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한 불만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범인 체포: 26세 명문대 졸업생의 분노

사건 발생 5일 후인 12월 9일, 펜실베이니아주 알투나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용의자가 체포되었습니다. 범인은 루이지 맨지오니(Luigi Mangione, 26세)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출신의 명문 사립학교 수석 졸업생이자 아이비리그 출신 엘리트였습니다. 체포 당시 그는 3D 프린터로 제작한 ‘유령총(고스트건)’과 소음기, 위조 신분증, 그리고 미국 의료보험 회사들을 비판하는 3페이지 분량의 자필 선언문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선언문에는 “이 기생충들은 당할 만했다”는 내용과 함께 미국 기업들에 대한 악의가 담겨 있었으며, 건강보험금 지급을 미루거나 거절하는 보험사의 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경찰은 맨지오니가 아픈 친척에 대한 보험사의 대우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맨지오니는 살인, 미등록 총기 소지, 신분증 위조 등 5건의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사회의 반응: 보험사에 대한 분노의 폭발
이 사건은 단순한 범죄를 넘어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한 국민들의 누적된 불만을 표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보험사들을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졌고, 많은 사람들이 보험금 청구 거절로 인한 개인적 경험담을 공유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맨지오니를 ‘영웅’으로 칭송하는 여론까지 등장했으며, ‘범인 닮은꼴 대회’가 열리는 등 범인에 대한 옹호 분위기도 형성되었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와 보험사들의 이익 추구 행위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불신을 보여줍니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을 비롯한 보험사들은 즉각 보안 조치를 강화했습니다. 유나이티드헬스와 CVS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고위 임원들의 사진과 인적 사항을 삭제했으며, 보안 회사들은 보험사 임원들의 보호 요청이 급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사건 후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주가는 급락했고, 다른 보험사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 의료보험 산업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업계가 고객 불만 해결과 투명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사건 이후 주가 변동과 2025년 실적
급락한 주가, 하지만 회복의 노력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2024-2025년 주가 추이를 보여주는 차트. CEO 총격 사건과 3분기 실적 발표 등 주요 이벤트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CEO 총격 사건 이후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주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건 발생 전날인 12월 3일 주가는 605달러였으나, 사건 당일인 12월 4일에는 610달러로 소폭 상승했다가, 다음날인 12월 5일 578달러로 급락했습니다. 이후 주가는 계속 하락하여 12월 11일에는 533달러, 12월 17일에는 485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사건 발생 전후 약 1주일간 주가는 약 12% 하락했으며, 12월 말에는 505달러 수준에서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2024년 전체를 관통한 주가 하락 추세였습니다. 2024년 초 539달러였던 주가는 연말 505달러로 약 6.3% 하락했고, 2025년 들어서도 하락세는 계속되었습니다. 2025년 11월 현재 주가는 311달러로, 2024년 초 대비 약 42% 하락한 상태입니다. 이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요율 압박, 의료비 상승 추세, 체인지 헬스케어(Change Healthcare)의 사이버 보안 문제 등 여러 악재가 겹친 결과입니다. 52주 최고가는 630달러, 최저가는 234달러로 변동성이 매우 컸습니다.
2025년 3분기 실적: 매출 증가와 전망 상향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2025년 3분기에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025년 10월 28일 발표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회사의 매출은 1,13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시장 예상치인 1,130억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92달러로, 시장 예상치 2.79~2.81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운영에서 발생한 현금 흐름은 59억 달러로 순이익의 2.3배에 달했습니다.
회사는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2025년 연간 전망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순이익 전망을 주당 최소 14.90달러로, 조정 주당순이익은 주당 최소 16.25달러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이전 예상치 16달러와 시장 컨센서스 16.20달러를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스티븐 헴슬리 CEO는 “우리는 성과를 강화하고 2026년 이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포지셔닝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분기의 결과는 그 목표를 향한 확고한 실행을 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87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메디케어 및 은퇴자 부문과 커뮤니티 및 주정부 부문의 성장이 주효했습니다. 옵텀의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692억 달러로, 옵텀Rx의 성장이 주도했습니다. 의료비 비율(MCR)은 89.9%로, 전년 대비 470bp 증가했는데, 이는 의료비 상승 추세와 메디케어 자금 삭감의 영향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기본 비즈니스 강점은 유지되고 있으며,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저평가된 주가와 장기 투자 기회
현재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주가는 역사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어 장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진입 시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는 선물 수익의 약 15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 5년 평균 주가수익배수(P/E ratio) 20배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DCF 모델을 사용하여 공정 가치를 주당 847달러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주가 대비 약 6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2025년에 예상되는 일시적인 실적 압박은 현재 주가에 이미 반영되어 있으며, 2026년 이후 회사의 예상 수익 회복과 성장을 고려할 때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나이티드헬스의 주당순이익이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향후 3년 동안 총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주당순이익이 35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이 약 16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회사의 장기 전망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여줬습니다.
위험 요소와 향후 전망
물론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위험 요소들도 존재합니다. 첫째,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부문의 의료비 상승이 보험료 인상을 초과할 경우 수익에 압박을 줄 수 있습니다. 둘째, 의료 서비스는 규제가 많은 산업으로, 정책 변화가 보험 시장과 환급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셋째, 회사의 지배적인 시장 지위는 반독점 우려로 인해 향후 미국 내 인수 기회를 제한할 수 있으며, 이는 비유기적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습니다. 넷째, 최근 CEO 총격 사건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외부 사건들이 회사의 평판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장기 전망은 긍정적입니다. 회사는 미국 최대의 건강보험사로서 독보적인 규모, 데이터 분석 역량, 의료 서비스 제공자와의 협상력 등의 이점을 누리고 있습니다. 보험(유나이티드헬스케어)과 의료 서비스(옵텀)를 결합한 다각화된 비즈니스 모델은 수익 다각화와 다양한 성장 경로를 제공하며, 단일 시장 부문에 대한 노출을 줄입니다. 특히 옵텀 부문은 유기적 성장과 전략적 인수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고수익 수익원 및 수직 통합의 이점을 제공합니다. 미국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의료 서비스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유나이티드헬스의 핵심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